유통의 본질: “가장 싸고 가장 좋은 것”의 확률은 0에 가깝다
“전 세계에서 가장 좋고, 동시에 가장 싼 제품을 내가 사거나 가장 싸게 팔 확률은 0에 가깝다.” 이 사실을 먼저 인정하는 순간, 우리는 비로소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고·가져오고·판매하는 유통의 길을 찾게 된다.
유통의 ‘선(線)’: 본질을 지키는 경계
다이소 같은 리테일러가 굳이 제조업 전반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?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, 유통회사로서의 본질—즉, 합리적 가격으로 적정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—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.
- 역할 분담: 제조는 공장, 유통은 큐레이션·물류·가격·접점을 관리
- 스케일의 힘: 대량소싱·표준화·회전율로 단가와 가격 신뢰 확보
- 고객 기준: “최고”보다 “충분히 좋고 합리적인 것”을 꾸준히 제공
유통의 핵심은 ‘합리적인 ○○’
○○에는 상황에 따라 여러 단어가 들어갈 수 있다.
- 합리적 원가: 원가 구조를 투명하게 보고, 불필요한 사양·포장을 덜어낸다.
- 합리적 사양: 고객이 실제 쓰는 기능/내구성에 맞춘 ‘적정 품질’ 설계
- 합리적 마진: 회전율·재고리스크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이익률
- 합리적 가격: 경쟁·대체재·심리 가격대를 감안한 ‘살 만한 가격’
- 합리적 영업: 과대 약속 대신 리드타임, A/S, 재고정책을 명확히
예시: ‘100년 가는 전구’를 지금 가격에 팔 수 있을까?
가정해 보자. 매우 오래 가는 전구가 있다고 하자. 이 제품을 3~6개월 수명 전구의 가격으로 팔 수 있을까? 현실의 유통과 수익 모델을 고려하면 답은 쉽지 않다.
- 재구매 주기 붕괴: 수명이 길수록 재구매 빈도는 낮아져 매출 회전이 떨어진다.
- 초기가격 재배치: 긴 수명·내구성·보증비용이 초기 판매가에 반영된다.
- 제품 포트폴리오: 기업 입장에선 ‘지나치게 긴 수명’보다 고객 가치 대비 합리적 수명이 더 적합할 수 있다.
유통의 관점에서 핵심은 “영원히 가는 하나”가 아니라, 고객 가치와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적정 해답이다.
비유: “세계 최고 장인에게 가장 싸게 집 지을 확률은 0”
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. “전 세계에서 가장 집을 잘 짓는 사람에게 내 집을 가장 싸게 지을 확률은 0(제로)다.”
이유는 단순하다.
- 탐색의 장벽: 그 장인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.
- 수요의 장벽: 진짜 잘하는 사람은 대개 수주가 꽉 차 있다.
- 가격의 장벽: 희소한 역량은 희소한 가격을 만든다.
그래서 우리는 “최고·최저”의 환상을 내려놓고, 합리적 사양·합리적 가격을 기준으로 좋은 거래를 설계해야 한다.
실무 체크리스트: 합리적 유통 5-Step
- 시장 기준 수집: 경쟁·대체재 가격, 주요 사양, 보증 조건을 표로 정리
- 적정 사양 정의: 과잉 스펙·패키징 제거, 고객이 체감할 핵심 가치만 남기기
- 원가 구조 투명화: 제조원가·물류·관세·수수료·반품·A/S를 항목별 분해
- 가격대 시뮬레이션: 회전율·목표마진·프로모션·리드타임을 반영해 구간별 P&L 계산
- 정책 공표: 리드타임, A/S, 반품·교환 규정, 대량구매 조건을 명확히 안내
한 문장 요약
“최고이자 최저가”의 환상을 버려라. 유통의 정답은 합리적 사양과 합리적 가격을 꾸준히 제공하는 데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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